최경태의   매번 사랑했고

I LOVE EVERY TIME - GYUNG TAE CHOI

2017년 8월 12일(토) ~ 9월 10일(일)

오프닝

2017년 8월 12일(토) 오후 6시

무국적아트스페이스

책임기획  :  안만욱

 

전시작가  :  최경태

작업노트 - 최경태

1.탐닉

나는  이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이전의  나는 그것이 제도와 권력과 위선의 절망적인 포르노그라피 라고 생각했다
자기 모순이고 포장뿐,  말장난 이었다
이제  구멍을  그리다가   구멍으로  들어가고  그속에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오직 구멍만을

탐닉하게 되었다

2. 말걸기 2000 포르노그라피

말걸기의  유일한  방법을  포르노그라피에서  찾았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대에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이념을 확보하지 못한 자기 공멸인지, 포르노그라피 중독자인지, 또는 물화 되어가는 인간성에 대한

비판적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는것인지,  나 자신도 매우 모호한 상태에서 진행된  작업 이었다   
2001년 ‘여고생전’은 자본이 최고가치가 되어버린

비인간적인시대와, 위선적이고  거짓말투성이의

사회 일반을 드러내고자 하는시도였다    

작품들의 색은 경쾌하고 가벼우며 형태는 그래픽하고

여자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그것만이 세상을 견뎌내는
방법이 듯 절망적이다

3.반성

작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대한민국에서  모델이

다리를 벌리고 포즈를 취하는 것은  매우 힘 든 일이다   주위에 여러 사람들이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하여

이제 그만 할때가 되지 않았냐고 이야기를 한다  

현재의 나는 아무런 의욕이 없다 
머리도 안돌아가고 욕망도 없고   그저  붓을 들고 기계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성 하려고해도 반성에너지가 없다  

이제는 괴롭지도 않다

최경태에 관한 변명 - 안만욱

 

최경태 그림은 붉고 이성애(heterosexuality)적이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사회적 생물학적 성별 사이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성적 감정적 끌림이 아니다

그의 그림들은 반항적 포르노그래피 성향이 짙은데,

이는 현대사회에 물화되어가는 인간성과 불평등한 자본구조에 대한

최경태의 의도가 들어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경태는 2000년부터, 일반사회가 금기시하는 이러한 그림을 그리고 전시해왔는데

그림들은 단순해 보여도, 기존사회질서나 자신에게 미칠 파급을 고려할 때,

깊이 생각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의식경향은 1978년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이 차별과 부당한 처우에 항의하여 작업복을 벗어 던지고 알몸 시위한 것과,

이후 수많은 사회적 항의투쟁에서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러한 투쟁들은 겉으로 보이는 목적과 내용은 다르지만, 그 저의에는 기존사회가 지니고 있는 학연 지연 부정부패 등 불신이 깔려있다

따라서 이들 모두 사회적 약자라는 공통점과 기득권에 대한

새로운 저항방식을 행동하였다는 점에서 그 맥락이 동질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알몸으로 반항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는 뜻으로,

그 결의나 각오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러한 반항의 결과는 참담했고, 여성 노동자들에게 경찰과 폭력배가 무차별적으로

주먹과 곤봉을 휘두르며 똥물까지 뒤집어 씌웠다

최경태 역시 2001년 11월 사법적 판결을 통해 대부분 그림이 압수되고 소각되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았다

따라서 최경태 그림을 놓고 포르노니 회화기법이니 형식미니 겉만 논한다면, 과거 판결에서처럼

미술의 사회적 역량이 폐기되는 부당한 결과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경태는 지금까지

끝나도 끝나지 않는 싸움을 홀로 치르면서,

포르노성 짙은 이성애적 작업을 통해 그림의 씨즐(sizzle, 소비자 구미를 돋우는 표현 기법)감을 한층 더 탐닉하고 있다

이 같은 그의 미적 태도는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때로 불편함을 제공하지만,

나아가 우리사회가 고민하는 물화된 인간성과 불평등한 자본에 대하여, 더 나은 가치를 꿈꾸게 하는,

반항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자본주의 세상은 사람이 없어요

계급이 없어요

모두가 인형이에요

오직 가격만 존재할 뿐,

 

흰 벽면 한 귀퉁이를 돌면 화가 최경태가 무기력한 표정으로 자신의 붉은 몸을 드러낸다

나는 잘 살아보겠다고 신념을 심으며, 스스로 착취하고 살았어요

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이미 닳고 닳아버린 나의 가격은 얼마예요

입술은 얼마입니까

죄 많은 성기는 눈알과 심장은......

 

최경태는 지옥이 여기라는 걸 증명하듯 삶의 전투태세마저 풀어헤친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림은 충분히 도발적이다

이 그림은 소수만이 승자가 되는 약탈본능 자본 세상에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고사당할 처지에 놓인 최경태 자신의 운명론적 자화상이다

이 자화상은 거대 자본이라는 무지막지한 경제체계에 초로의 운명을 맡겨 버린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초라하지 않다

 

'몸'과 더불어 ‘정신’까지도 모든 것이 거래되는 세상에서

그림은 더 이상 무엇이 될 수 없는가,

 

최경태는 결국 자신이 몸 바쳐 살아내야만 하는 이 시대, 물화되어가는 인간에 대하여

매번 사랑했고, 반항함으로서 작가의 존재가치를 잃지 않았다

그는 이미 2001년 11월 판결을 통해 모든 것이 압수 되고 소각되는 상황에서도 그림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림 그리기가, 시도되는 즉시 휘발되어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자본주의적 불안 속에서도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7-19(와우산로 27길)  우편번호 0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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