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노트

인간에게는 무한함이란 없다.

흔적은 그 사람을 마음속으로 무한하게 만들어준다.

계속 간직한다는 것은 그 순간을 기록하거나 이미지로 남겨야 한다.

인간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 순간이 아름답다.

할머니의 순간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 자수로 옮기는 행동은

할머니를 내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기 위한 나만의 의식 같은 것이다.

​신보름

나는 현재를 남기는 것에 관심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은 정직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동시대의 기록물들을 가지고 동시대의 집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그 시대의 기록물은 그 시대를 잘 나타내는 물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대의 기록물들을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정들었던 동네가 한순간 공사장으로 변해버린 사건을 계기로,

주로 곧 사라질 집들이 관심사이다.

이제 사라져버릴 동시대의 집들을 기록함으로써, 이 시대를 기억하거나 추억하는 자료로 남기고 싶다.

​홍태호

현재의 나는 너무 많은 갈망과 욕망을 느끼며, 순수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하는 과정, 그리고 이야기를 그린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픽션을 구상하는데, 등장하는 숲과 사슴은 타임라인 선상에 존재하는 기억들의 정점들이다.

욕망을 완전히 버리고 순수했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누군가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하지만, 타인의 힘을 빌리는 것에 있어서,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간절하기에 원한다.

결국 나에게 주어진 것은 두 갈래 길이다. 평생 날지 못하는 날개를 달은 채 현재를 살거나, 죽은 사슴의 사체에게 먹혀 과거를 산다.

모순된 두 시간이 뒤엉켜 억지로 끼워 맞춰진 기억뿐이 남는다.

​이수민

히키와 바람과 집

우리편이아닌우리편에게

기획 :  박영균

보통의 20대는 밖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이다.

졸업 후. 직장에서, 혹은 직장을 구하려 분주할 때,

우리들은 오히려 집이나 작업실로 들어가 버렸다.

마치 사회생활을 단절한 히키코모리처럼...

그렇게 밖이 아닌 안에서만 열심히 지내게 된지 반년,

바깥의 바람에 우리의 바람을 담아, 집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대안공간무국적에서는 ‘히키와바람과집’이라는 주제로 6명의 젊은작가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전시는 젊은작가들의 새로운 회화를 기대 할 수 있고, 사회를 보는 그들의 시선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6명이 모두 다른 스타일의 작업을 하지만 이번전시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바로 '관계'이다. 6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본 전시는 젊은작가들을 발굴하여 소개함으로써 작가들에게 전시기회를 제공하며, 이들이 갖는 새로운 조형적 시도와 실험정신이 주는 가능성에 주목하며 앞으로의 성정과 발전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2017년 10월21일(토) ~11월 14일(화)

대안공간무국적

참여 작가

신보름 홍태호 이지혜 이수민 곽다슬 나수민

전시 형태 (전시 4개 섹션)

10월21일 신보름 홍태호 <나의 기록>

10월27일 이지혜 <스쳐 지나가는 것에 대하여>

11월3일 곽다슬 이수민 <'in limbo'>

11월10일 나수민 <사각지대>

신보름 홍태호 <나의 기록>

현재의 변하는 무언가를 기록하는 행위는

사실 누구나 하고 있기에 특별한 것은 아니다.

각자의 기록하는 방식과 대상이 다를 뿐이다.

우리는 ‘나의 기록’전에서

우리의 기록법에 대해 선보인다.

무엇을, 어떻게, 왜 기록하는가.

서로 공감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이지혜 <스쳐 지나가는 것에 대하여>

삶 속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소하기도 무겁기도 한 것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 중 마음 한편에 머무르며 가끔 콕콕 찌르는 것들

할머니라는 존재, 흔들의자, 머무르던 집과 동네, 오래된 건물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이며

‘나’라는 사람은 무엇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이러한 것들을 꺼내어내며 그리워하던 대상을 잡으려 하기도, 위로를 받기도, 기억 속 감정들을 다시 표현해 보기도,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되돌아보며 생각이라는 의식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찾아보기도 한다.

곽다슬 이수민 <'in limbo'>

1. 지옥의 변방; 지옥과 천국 사이 또는 세례를 받지 못한 어린이, 영혼이 머무는 곳

 

'in limbo'라는 소제목은 '잊혀져, 무시되어; 불확실한 상태로'의 의미로 제목을 지어봤습니다. in limbo는 현재 우리의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으며, 또한 두 가지 작업을 포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수민 <사각지대>

최저임금, 비정규직, 노오력, 학자금, 취준생, 알바, 스펙, 열정, 흙수저, N포세대….

우리의 모습은 이렇게 요약된다.

교육에서 노동으로 진입하는 세대. 그들은 학생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 사회적 위치로서 인정받지도 못한 애매하게 위치한 청년들이다. 그들의 삶과 노동 모습을 담았다.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구역. 지금 우리의 현 상황이다.

이번 전시는 농구장 시리즈와 청년들의 모습을 담은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의점 음식으로 식사를 때우고, 허겁지겁 아르바이트 복장을 차려입고, 퇴근후엔 스펙을 쌓으려 학원에 가는 그들의 하루 일과를 담았다.

기법적인 표현방법으로는 취재사진을 출력하고, 그 위에 드로잉과 페인팅을 하는 새로운 기법실험을 해 본 작업이다.

농구장 시리즈는 꿈과 어린 시절이 사라지듯이 텅 빈 농구장이 천천히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는 풍경을 담은 작업이다.

땀 흘리며 놀던 시절의 꿈들이 사라지고 있다. 아마 지금은 학원에 가느라 땀도 없어진지 모르겠지만, 이미지를 지우는 행위의 끝은 다시 출발이라는 의미로 그림을 지워보았다.

지우는 행위를 통해 꿈꾸었던 시절의 꿈속으로 돌아가는 의미이다.

전시의 목적은 사각지대에 몰린 젊은 세대의 현실에 대해서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7-19(와우산로 27길)  우편번호 0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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