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헌 전

전시기간   2018년 9월 22일 ~ 10월 14일

전시장소   대안공간 무국적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7-19

전시작가    김태헌

​작가노트 

곡선

 

나는 어지러이 걷는다.

삶의 목표를 흐릿하게 지워놓고 내가 관계하는 일상에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가 엄마 손을 놓고 무언가에 빠져 길을 잃듯, 내가 살아가며 바라본 곳에서 모든 작업이 시작된다. 그러니 내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직진이 아닌 늘 갈지(之)자처럼 꼬부랑길이다. 당연히 작업도 그렇다.

 

나는 미술교육이나 제도로부터 받은 것들을 꼼꼼히 살피지만,

대부분 내 멋대로 해체하여 다시 조립해서 쓴다.

그 결과 그림이 갖고 있는 요소 중 작업형식은 매번 뒷전이다.

참고로 나는 ‘선택과 집중’이란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70, 80년대에 많은 사람이 입에 달고 다녔고, 지금까지도 사용하는 말이다. ‘선택과 집중’ 거기엔 의도한 목적이 있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걸 놓친다.

화가인 나의 작업 소재는 늘 내가 관계하는 주변에 있다. 멀리 또는 높은 곳에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 책 속에도 있고, 마당에도 있고, 카페에도 있고, 버려진 물건에도 있고, 광화문 광장에도 있고, 여행지에도 있다. 주변 세상이 말하는 것을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그러니 내 작업은 거기보다 여기다. 그것들을 잘 주워서 잘 편집해 쓰면 된다.

창 밖, 집 밖, 학교 밖, 동네 밖, 이념 밖, 종교 밖, 형식 밖, 생각 밖, 몸 밖, 도시 밖, 나라 밖, 활자 밖, 컴퓨터 밖, 권력 밖, 욕망 밖, 자본주의 밖, 미술 밖. 이 모든 안과 밖, 그 밖으로까지 내 삶이 싸돌아다니기를...

정면

영화 <변산>을 보았다. 고향 변산에서의 아픈 기억들을 애써 외면하며 랩퍼로 성공하기 위해 서울에서 개고생중인 학수와 그를 못 잊고 짝사랑하며 변산에서 살아가는 미선이가 고향에서 만난다. 그리고 영화 중반부에 들어 미선이가 학수에게 “니는 정면을 안 봐!”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이 내 귀에 꽂혔다.

싸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인생의 왕복운동을 통해 더 멀리 삶을 확장시켜보려고 용을 쓰고 있는 내게도 날아들었다.

“태허니 니도 정면을 안 봐 야!”

순간 귀속에 긴 터널이 생기며 정적이 흐른다. 삐 이~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7-19(와우산로 27길)  우편번호 0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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