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대

전시기간  2018. 08.16. ~ 08. 29. 

초대일시  2018. 08. 16. 오후5시

장소       대안공간 무국적

출품작가  천호균 오상일 송효섭 천호석 김기호 김성래 정석현

접경(接境)에서, 월경(越境)을 꿈꾸다      - 송효섭 -

 

공간을 가르는 기준 가운데 그 위계가 가장 극명한 것은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다. ‘위’와 ‘아래’의 구분만큼이나, 오늘날 수평적 세계에서 그 구분은 위계적이어서, 여기에 인간이 만들어낸 온갖 이념이나 형식이 강하게 투여된다. 중심에 가까울수록 조직은 촘촘해지고 그것이 옥죄는 힘은 더욱 권위적이 된다. 인간은 그 중심에 설 때 비로소 자아와 세상이 하나 되는 거짓 편안함을 느낀다. 그로 인해 중심은 도그마의 서식처가 되고 통제의 관제탑이 된다. 중심은 더 이상 주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그것을 타자화한다. 주변은 소외되고 궁극에는 소멸의 길을 걷는다. 거기에서 파시즘이 싹트고, 국가주의와 관료주의가 팽배해진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살아있는 주변이야말로, 그러한 올가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이 될 수 있다. 주변에 서는 것은 아웃사이더가 되는 일이고, 중심에 거리를 두고, 풍자와 비판을 서슴지 않는 일이다. 주변은 경계에 가까이 있는 접경지대이다. 접경지대에서 신념과 도그마, 이데올로기들은 서로 충돌함으로써, 더 이상 하나의 권위로 작용하지 않는다. 예술이 수행하는 모든 비틀기는 이런 혼란스런 접경지대에서 가능하다.

대한민국 파주는 오랜 기간 접경지대였다.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목소리들이 확성기로 울려대는 그곳에서 삶은 늘 불안과 답답함으로 가득했다. 경계는 철조망으로 막혀있었고 월경을 꿈꾸는 일은 불온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중심의 도그마가 굳건할수록 접경의 삶은 더욱 팍팍했다. 그러나 최근 파주는 적대적인 목소리가 만나 화해를 모색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렇다고 파주가 접경의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접경에서 월경을 꿈꾸는 일이 자유로워지고, 그로 인해 폐색의 길을 걷고 있던 공동체가 분해됨으로써, 새로운 공동체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에 파주에 서식하는 조형작가들 몇몇이 그 가능성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접경지대에서 접경의식을 통해 만들어낸 접경적 생산물이 누군에겐가 월경을 꿈꾸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7-19(와우산로 27길)  우편번호 0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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